“돈은 한국은행이 찍는다.”
“그럼 정부가 그냥 돈을 많이 만들면 되지 않나요?”
이런 질문,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거예요.
하지만 현실에서 돈은 단순히 인쇄기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, 경제 시스템 속 복합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만들어지고 사라집니다.
이번 글에서는 화폐의 생성과 소멸 원리, 그리고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의 역할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.
💰 돈은 누가 만들까?
1. 중앙은행 – 기초통화(본원통화) 공급
한국은행 같은 중앙은행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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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폐·동전 같은 현금(Currency)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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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지급준비금(Reserves) 형태로
기초통화(Base Money)를 발행합니다.
이 기초통화는 시중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돈이죠.
2. 시중은행 – 예금통화 창출 (신용창출)
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‘돈’의 대부분은 은행 계좌에 존재하는 숫자입니다.
이 돈은 은행이 대출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낸 것입니다.
이 과정을 ‘예금통화 창출’, 또는 ‘신용창출’이라고 합니다.
→ 대출을 받는 순간, 새로운 예금이 생겨나는 것이죠.
🔁 예시로 보는 돈의 탄생: 지급준비율 10% 가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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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은행이 A은행에 1,000억 원의 기초통화를 공급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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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대 1,000억 원의 예금 대출을 제공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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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 고객의 예금 중 10%는 지급준비금으로 남겨두고, 나머지를 다시 대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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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출받은 사람이 그 돈을 다른 곳에 예치하거나 소비 → 다른 은행에 예금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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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은행은 받은 예금의 90%를 다시 대출하고, 10%는 준비금으로 보유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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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과정이 반복되며, 이론적으로 최대 10,000억 원의 예금통화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.
반복 단계 | 총 예금 | 준비금(10%) | 신규 대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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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회 | 1,000억 | 100억 | 900억 |
2회 | 900억 | 90억 | 810억 |
3회 | 810억 | 81억 | 729억 |
… | … | … | … |
합계 | 약 10,000억 원까지 이론적 증가 가능 |
📌 단, 실제로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, 대출 수요, 규제 등으로 이론치보다 적게 창출됩니다.
💸 그럼 돈은 언제 사라질까?
1. 대출이 상환될 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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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 대출금을 갚으면, 해당 대출에 따라 새로 생겼던 예금도 함께 소멸됩니다.
2.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흡수할 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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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은행이 국채를 시중에서 매각하거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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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급준비금을 회수하면
→ 기초통화가 줄고, 은행 대출 여력이 감소합니다.
3. 부실채권으로 상각될 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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빌려준 돈이 회수되지 않고 부실처리되면
→ 실질적으로 화폐가 시장에서 사라진 것과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.
📊 통화량의 여러 지표 (M0, M1, M2)
구분 | 구성 요소 | 의미 |
---|---|---|
M0 | 현금 + 은행의 지급준비금 | 중앙은행이 직접 만든 돈 |
M1 | M0 + 당좌예금 등 | 유동성이 높은 돈 (바로 인출 가능) |
M2 | M1 + 저축예금·정기예금 등 | 실생활에서 거래되는 ‘광의의 통화량’ |
👉 뉴스에서 “시중에 돈이 많아졌다”는 표현은 보통 M2가 증가했다는 뜻입니다.
🛑 돈을 마음대로 찍을 수 없는 이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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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분별한 통화 발행 → 인플레이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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돈이 많아져도 실물 재화가 그대로라면 → 물가 상승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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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폐 신뢰 상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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통화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→ 사람들은 화폐를 믿지 않게 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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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제 사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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짐바브웨, 베네수엘라 등은 통제를 잃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었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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📌 그래서 중앙은행은 단지 돈을 찍는 기관이 아니라,
경제 흐름에 맞게 돈의 양을 조절하는 ‘조율자’ 역할을 합니다.
🧠 마무리하며
화폐는 인쇄소에서 무한히 찍어낼 수 있는 종이가 아닙니다.
경제 시스템, 대출 구조, 신뢰를 기반으로 탄생하고, 상환과 통화정책을 통해 소멸합니다.
앞으로 뉴스에서 ‘통화량 증가’, ‘유동성 축소’ 같은 용어를 볼 때
그 이면에 숨은 돈의 흐름과 탄생의 메커니즘을 함께 떠올려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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